<추적자>로 한국 스릴러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배우 김윤석이 주연한 <거북이 달린다>의 언론 및 배급 시사회가 6월 1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습니다.
<타짜>에서 악귀를 시작으로, 잔뜩 힘 들어간 연기로 인기를 얻었던 김윤석이 힘을 빼고 시골형사로 분한 <거북이 달린다>는, 한국적 웃음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지평을 열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질퍽한 웃음들이 여기저기서 빵빵 터집니다. 시사회에서 잘 웃지 않기로 유명한 기자들의 웃음 소리만으로도 상당한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거북이 달린다>는 별다른 범죄가 없던 충청남도 예산을 배경으로 갑자기 찾아든 탈주범(정경호)과 시골 형사(김윤석)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대결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거북이는 느려터진 시골 형사가 펼칠 활약을 중의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탈주범은 무술경관 5명이 달라붙어도 잡지 못했던 그야말로 신출귀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골형사는 적당히 뇌물 받고 잡범이나 잡아들이는 전형적인 부패경찰로, 집에서는 가장 대우도 제대로 못받는 신통치 않은 사람입니다.
소싸움에서 운 좋게 거액의 판돈을 벌게 된 시골형사가 탈주범에게 전액을 털리면서 둘의 얽히고 설킨 악연이 시작됩니다. 그 때부터 정직 상태인 시골형사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제대로 된 수사를 시작하지만 번번히 탈주범에게 당하고 맙니다. 그것도 동네 친구들과 떼로 덤벼도 맞고, 터지고, 심지어는 손가락까지 잘리고 맙니다. 하지만 이 시골형사 포기할 줄 모릅니다. 그에게는 탈주범을 잡는 것이 남편으로, 아버지로서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주연과 조연들의 거의 완벽한 오케스트라 합주를 보는 듯한 연기에 있습니다. 사실 조연들도 김윤석 씨와 마찬가지로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영화의 맛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오랜만에 은막에 등장하는 견미리 씨의 바가지 긁는 억척 마누라 역도 맛깔 납니다. 더불어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뜬 선우선, 청춘스타 정경호 등의 연기가 조금 약한 것 같지만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보고, 웃고 그리고 잊어도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배우 김윤석이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와는 그 궤가 상당히 다른 영화라는 거죠. 따라서 심각한 내용을 생각했다면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는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재밌게 즐기겠다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는 6월 11일 개봉 예정으로 최첨단 로봇들과의 전투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을 것을 기대해 봅니다.
editor : Emazine.net 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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